석방된 (문화계 황태자였던) 차은택, 나중에 석방되더라도 다시는 권력에 얼씬대지 말길....

고작 2년 밖에 안 지났지만 김기춘을 비롯해서 장시호에 이번에는 차은택까지, 박근혜와 최순실을 제외한 인물들이 다시 사회에 나오고 있다. 그나마 지금 나오는 사람들은 협조적인 사람들인데, 비협조적이고 끝까지 부인만 한 조윤선이도 나오는 걸 보면 세상의 법이라는게 그리 엄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에 석방된건 완전히 형기를 마친 건 아니다. 2심에서 3년이 선고되었는데, 아직 재판은 끝나지 않았고, 재판이 끝나기 전에 구속시키는 것은 정해진 만료 기간이 있기 때문에 일단 '불구속재판'으로 하는 거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면 다시 감옥에 가서 나머지 1년을 채워야 된다. 다만 2심으로 돌려 보내면 어찌 될지는 모른다. 김기춘 같은 경우 석방 되었다 다시 재수감 되었고, 조윤선 같은 경우 집행유예로 그대로 집으로 갔다.

어쨌거나 나는 그래도 협조적이었던 사람들은 선처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차은택은 저지른 죄질은 가볍지 않다. 하지만 초기부터 꽤나 협조적이었고 모든 죄를 인정해서 수사에 도움을 준 건 사실이다. 

국정농단에 얽힌 인물들을 선과 악으로 나눈다면 그나마 차은택은 상대적으로 선에 가까운 인물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가 저지른 악질적인 범죄를 생각한다면 죄인을 감싼다는 비판을 듣기는 하겠으나...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거다. 후회하며 반성한다고 하고는 2년간 착실하게 옥살이를 했다. 그렇게 보자면, 감옥에 들어갔으면서도 여전히 뻔뻔하게 기만을 하는 최순실에 비하자면 있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까발린 후에 옥살이까지 모두 하고 나온 차은택은 그나마 양반이다. 

사실 차은택은 생각해보면 얽혀 들어간 면도 있다. 마치 방탄소년단이 임종석의 한 마디에 북한 공연을 하네 마네 하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위에서 시키니까 한 일들이라고 보이는 측면이 있다. 

차은택은 예술적 센스는 있는 사람이다. 내가 그의 능력을 인정한 건 싸이 뮤직비디오에서였다. 나는 싸이를 좋아하고 그의 뮤직비디오들도 좋아하는데, 나중에야 그 뮤직비디오 감독이 차은택이라는 것이었다.

싸이뿐만 아니다. 차은택을 박근혜의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 반대편 진영인 이승환과는 척을 질것 같지만 이승환과도 친한사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괜찮은 작품들을 많이 만들었다. 사실 방송계에서는 다 친한 사람들이 아닐까. 그렇게 보자면 차은택이라는 사람의 본질이 악한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능력이 출중하다보니 정부에서 자주 불러서 홍보 같은데 써 먹기 시작했고, 그러다 그만 차은택의 외모가 박근혜에게 딱 걸리는 바람에... 박근혜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들락거리면서 박근혜의 수족이 되자 차은택도 뭔가 나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나는 그가 애초에 나쁜 놈이라 그걸 노렸다기 보다는, 이용당하다보니 흑심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가 본성이 선하지 않았다면 계속 발뺌을 하면서 국민을 기만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마자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혔다. 나는 그런 그의 태도는 선처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다보니 그만 권력의 가까이에서 재미를 붙인게 잘못이다. 사실 애초에 그의 의도도 아니었을 것이다. 정치권이 그를 이용해 먹은 것이지. 만일 박근혜만 아니었다면 그는 옥살이를 할 일도 없고, 지금쯤 다른 연예계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존재로 성장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권력을 등에 엎고 큰소리 치던 그는, 결국 명예는 실추되었고 지금은 세간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옥살이를 끝내더라도 그는 아마 전과 같은 활동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예술적 능력은 인정하는 편이다. 그 능력 때문에 박근혜도 그를 요긴하게 써먹지 않았던가. 같은 물이라도 뱀이 먹으면 독이 되고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된다. 그의 재능도 올바르게 쓰이면 괜찮지 않을까?

나는 그가 다시는 권력에 얼씬대지만 않는다면 다시 전처럼 다른 유능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그의 죄는 분명 지탄받아야 하지만, 죗값도 2/3는 치렀고 반성도 하고 있다니 새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물론 남은 1년 채우러 감옥에 다시 들어가기는 매우 괴로울 것이지만.... 옥살이 착실하게 했으면 가석방 같은 것도 있으니.. 들어가도 금방 다시 나오긴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