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죗값을 치러야지 왜 마이크로닷이 이야기를 들으러 돌아다녀?

우선 본인이 인정을 함으로써, 사건의 진위가 밝혀졌다. 다음은 마이크로닷의 입장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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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읽어보면 처음에 피해자들에게 고소를 한다느니 하면서 날뛰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 것에 비해 꽤나 적절하게 대처한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곱씹다보니 뭔가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든다. 왜냐고?

 

이 사건은 마이크로닷이 주범이 아니다. 이 사건은 어디까지나 사기를 친 그의 부모들에 대한 내용이다.

 

그런데 왜 마이크로닷이 사과를 하러 다니나? 이 사건이 올바르게 마무리가 되려면 마이크로닷의 부모들이 사과를 해야 한다. 그런데, 당사자는 외국에서 계속 호의호식하고 있고, 그 아들이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듣는다’고 대체 뭐가 해결이 된단 말인가?

 

사기는 금전적 피해를 입힌 행위다.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금전적 범죄에 대해서는 정신적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는다. 왜냐고? 금전적 피해는 금전적 배상으로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닷의 입장문은 뜯어보면 좀 이상하다. 부모가 잘못한 건 맞지만, 거기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아닌지 애매하니까, 일단 최대한 잘 보이는 방향으로 행동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피해자들의 금전적 손해가 배상되지 않는 한은 말이다.

 

최선의 방법은, 그 부모가 들어와서 죗값을 치르고 피해보상도 하는 것이다. 무려 20년 전의 사건이고 피해자들은 어마어마한 원망을 가지고 있겠으나, 그래도 사람은 용서를 할 줄 아는 존재다. 그 부모가 들어와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금전적으로 배상하면, 비록 사기를 쳤지만, 이 사기라는 범죄 자체가 배상만 제대로 이루어지면 처벌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그 부모가 계속 회피할 경우 두번째가 바로 그 아들인 마이크로닷이 피해를 배상하는 거다. 부모는 계속 욕을 먹겠지만 그럴 경우 마이크로닷은 도의적 책임도 완벽히 면제가 된다. 

사실 법적으로 그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한정적인 상황에서다. 가령, 그 부모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처벌을 받고, 그에 따라 재판에서 배상 판결이 내려졌을 때, 그 빚을 갚지 못하고, 후에 부모가 죽어서 상속이 시작될 때 마이크로닷이 그 빚까지 상속을 받을 때 한정된다,

 

하지만 보통 부모가 빚이 많으면 자식은 상속을 하지 않거나 한정 상속을 하게 된다. 빚은 빼고 재산만 상속하는 거다. 물론 그러면 도의적으로 어마어마한 비난을 사겠지만 일단 법적 책임은 없게 된다.

 

가장 나쁜 건 부모가 한국에 돌아오지도 않고, 자식도 배상을 하지 않는 경우다. 나는 저 위에 ‘말을 듣겠다’는 부분이 걸린다. 너무 애매하다. 물론 부모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대중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멘트이긴 하고, 마지막에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뭔가 애매한 기분이 든다.

 

가장 좋은 방법은 위에 말했듯, 결자해지를 하는 거다. 1997년에 20억 원이면 지금 돈으로 거의 200억에 해당하는 돈이다. 그 피해자들의 피눈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얼마인지는 몰라도 지금 그 부모는 최소한 20억 이상의 재산은 있을 거다. (1년 매출이 10억인 식당을 운영한다니 최소한 갑부는 확실하다.)

 

정말 자식을 위한다면 그 부모는 하루 빨리 한국으로 돌아와 죗값을 치르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배상, 말로만 하는 배상이 아닌 금전적 배상을 해야 한다. 그러면 자식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다.

 

진짜 피해자인 제천 사람들이 듣기에는 기가 막힐 말이겠지만, 어찌 보면 마이크로닷도 피해자일 수 있다. 한없이 착하고 존경했던 부모가 희대의 사기꾼이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이야기이고... 진짜 하늘이 무너졌던 사람들은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다. 이럴 때는 공인답게 현명하게 해결해야 한다.

 

우선 자기가 돌아다니면서 피해자들의 말을 듣겠다는 말은 넣어둬라. 지금 그가 해야 할 말은 ‘부모님을 설득하여 한국으로 돌아와 죗값을 치르게 하고, 그 피해 복구에 나도 힘을 다하겠다.’가 되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현재의 마이크로닷의 성공에는 부모의 힘이 있었고, 그 부모의 힘은 사기에서 나온 것이며, 그 뒤에는 제천 피해자들의 피눈물이 있었다.

 

자기가 돌아다니지 말고 우선 부모를 설득해라. 그리고 모두가 납득할 피해보상을 해라. 그러면 마이크로닷은 이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연예인에게 수십억은 한순간이다. 이 일로 이미지 좋아지고 진짜 착한 사람이라는 걸 어필하면 부모가 진 죄 때문에 자신의 앞날이 막히는 일은 없을 거다. 오히려 이 일로 마닷은 진짜 착하고 성실하며 인성갑이라는 소리 듣게 될 수도 있다. 처신 잘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