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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애니

[애니/감상] 쇼와 겐로쿠 라쿠고 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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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일본어라 쉽게 뜻을 알 수가 없다. 한국어로 풀어쓰자면, 쇼와는 쇼와 시대, 우리에게는 전범으로 유명한 히로히토 일왕시대인 1926년부터 89년까지를 뜻한다. 겐로쿠 역시 쇼와 같은 연호를 가리킨다. 1688-1704년까지를 가리킨다고 한다. 이 두시대는 모두 일본 역사에서 가장 호황을 누린시대라고 한다. 쇼와 시대는 아다시피 일본 버블 시대이고, 겐로쿠 시대 역시 일본의 역사에서 버블이 있었던 호황기라고 한다.

 

라쿠고란 낙어라는 뜻으로, 낙어라는 건 일본의 이야기 형식을 뜻하는데, 반드시 이야기의 끝에 어떤 식으로든 반전이 들어가야 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만담이라고나 할까. 절반정도는 그에 맞게 코미디라고 한다. 막판 반전으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스탠딩 같은 거지만, 모두 그런건 아니라서 오싹한 이야기도 있고 슬픈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그런 라쿠고를 하는 연사를 라쿠고가 , 즉 만담가라고 하는데 그런 라쿠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따분할 것 같았던 인상과는 다르게 꽤나 스릴도 있고 반전도 있고 보면서 중반 이후로는 계속 슬프거나 해서 눈물이 나고 훈훈한 장면에도 눈물이 났다. 주인공은 가운데 저 노인인데, 어려서부터 늙어 죽을 때까지, 그리고 그 후손의 이야기까지가 이야기에서 다뤄진다. 물론 대부분은 주인공의 이야기다. 1부는 주인공이 어려서부터 젊어서까지, 그리고 2부는 그 제자의 성장을 다룬다.

 

이야기는 처음에는 역사물을 보는 기분이 든다. 일본의 전쟁도 나오고, 뭔가 피해자인 우리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딱히 전쟁을 옹호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 당시의 일본인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니까.

 

이야기는 냉철하지만 속은 뜨거운, 하지만 그걸 표현할 수는 없는 절제된 주인공과, 자유분방하지만 불행한 운명을 맞이하는 천재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그 비극적 운명 후에 다른 가족의 이야기 등등.. 말하면 모두 스포니까.. 그냥 보다보면 눈물이 난다. 슬프고, 따뜻해서....

 

보다보면 1부가 너무 잘 만들어져서 2부는 대충 만든 후속 이야기인가 싶지만, 아니다. 진짜 이야기는 2부에 담겨있다. 애증과 용서와 화해가 담겨 있다. 1부에서는 슬퍼서 울었다면 2부에서는 훈훈해서 울게 된다. 물론 시대가 거의 100년을 다루다보니 누군가는 죽고 그래서 슬퍼서 우는 부분도 있다.

 

어쨌건 이런걸 볼때마다 여자 작가들의 감수성이 부럽다. 나는 여자 작가들이 만든 이야기를 볼 때마다 울게 된다. 남자  작가들은 만들어낼 수 없는 사람의 깊은 감정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게 치유되면서 눈물이 난다.

 

잘 만든 애니다. 몇번을 봐도 매번 새로운 느낌을 준다. 특히 일본의 알지 못하던 라쿠고라는 문화라는 것에 대해서 신기한 느낌도 들고, 그런 옛것을 계속 지켜나가려는 일본의 태도도 배울만 하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감동적이고 잘 만든 애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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