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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애니

[리뷰] ACCA 13구 감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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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생각 없이 보기 시작했다가 '이거 좀 재밌는데?' 하면서 2편을 보게 되고, 정신을 차려보면 잠을 자는 것도 잊은 채 끝까지 모두 보게 되는 작품이 있다. 이런 작품에 얻어 걸리게 되면 기분이 매우 좋고 사는게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작품들은 보통 평점이 매우 높은데, 이 작품 역시 9.9점인 것을 보면 분명 그런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그렇고, 그렇게 확 와 닿는 작품은 아니다. ACCA가 뭔뜻인지도 모르겠고, 13구라니 그건 또 뭔가 싶기도 하고, 감찰과라고? 지루한 공무원 이야기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대게 탄탄한 설정의 작품이 그렇듯, 그러한 설정은 처음에는 장벽이 될 수도 있지만 일단 빠져들고 나면 방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멋진 모험의 세계가 된다. 판타지의 경우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 설정과 이야기가 따로 노는 일이 잦은데, 그 설정이 치밀할 경우 이야기의 매력은 한껏 올라가게 된다.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판타지 답게 왕국이 배경인데 근현대의 문명을 지니고 있으며, 거대한 왕국은 사막에서 추운나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13개의 구로 이루어져 있다. 그곳에서 권력을 두고 벌이는 암투에 뭔가 특별한 배경을 지닌 주인공이 개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안정적인 작화와 함께 매 편 새로운 배경의 장소와 인물들이 등장하고, 깔끔하게 정리되는 한편은 새로운 복선과 함께 더 깊어진 다음편으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깜짝놀랄 반전과 함께 만족스런 마무리와 여운을 남긴다. 한마디로 작품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단순히 치고 박고 싸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것을 이해할 줄 아는 어른이 봐야 재미를 좀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어려운 내용은 아니라서, 단순히 그냥 봐도 재밌기는 하다. 첫 인상과는 다르게 작화와 연출이 훌륭해서 쉽게 이해가 되고 매회 조금씩 빠져들게 하는 완급조절도 상당하다.

 

뭔가 맹해 보이지만 대단히 지적인 주인공과, 하나같이 매력적인 주변인물들, 그리고 단순히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고 스토리의 완성도도 뛰어난, 두루두루 잘 만든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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