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드래곤퀘스트 몬스터즈라는 게임을 재밌게 한 기억이 있다. 몬스터를 수집하고 키워서 싸우는 류였는데, 그거 원조가 포켓몬이라고 한다. 나는 아직 포켓몬은 해보지 않았지만 이 게임도 그런 류가 아닐까 싶다.
이 게임은 개발자가 곁가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를테면 파이널판타지(이하 파판)에 나온 캐릭터들을 모아서 아기자기한 동화 같은 선물세트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스토리도 가벼워보이고 무게감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대단한 정성이 들어간 게임이다. 일본에서 20만장, 전세계 90만장 팔렸다던데 이 정도 팔릴 작품이 아니다. 던전도 되게 많고 캐릭터나 몬스터도 되게 많다. 수집 요소도 어마어마하다. 제대로만 만들었으면 플탐 100시간은 그냥 넘길 게임이 될 뻔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게임은 막 재미가 절정에 이르려는 시점에서 갑자기 끝나버린다. 정말 강력하고 매력적인 끝판왕급 소환수들이 나오고 최종 진화가 가능한 시점에서는 마지막 전투만이 남아 버린다. 물론 그 전투가 끝이 난 후에 보너스 개념으로 무한 던전 같은게 존재하긴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게 끝 이후가 아니라 중간과 끝 사이에 들어갔어야 하지 않나 싶다.
마찬가지 개념으로, 주인공을 제외한 조합도 게임이 끝이 나고 나서야 가능해진다. 한마디로 정말 재밌는 요소를 엔딩 이후의 추가 요소로 넣는 바람에 뭔가 김이 샌다고나 할까. 게임 중간에 넣어서 볼륨이나 재미나 어마어마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을, 이건 보너스 게임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메인을 넘어서면 안돼! 하면서 빼버린 느낌이랄까.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사량이나 컷신 이런건 엄청나다. 정말 만드는데 고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애니메이션도 엄청 들어가 있고, 하다 못해 엔딩에서 캐릭터들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만 뚝 떼어놔도 작품이 된다.
조금만 더 신경써서 만들었다면 대작의 반열에 올랐을, 그래서 외전이 아닌 당당한 본겜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냈는지 아쉽다. 개발진들도 그게 아쉬웠는데 18년 11월에 확장판을 내놓긴 했다. 하지만 그 역시 단순한 추가 요소만 들어 있다 뿐이지 전체 구성은 같다.
나는 강력하게 2탄을 희망한다. 저 귀여운 캐릭터들이 이대로 끝나는게 아쉽다. 좀더 볼륨을 키우고 재미 요소를 키우면 500만장, 아니 1000만장도 가능한 게임이다.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가 한가득인데 이걸 왜 이렇게 협소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플탐은 40시간 정도였고, 며칠간 푹 빠져서 한 간만의 몰입도 있는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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