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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탐방/명작 미드

[리뷰] 데어데블 시즌3, 고개가 끄덕여지는 고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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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데어데블 1의 내용이 기억이 잘 안 난다. 그저 시즌 1에서 처절하게 얻어 맞고 싸우다 결국은 주인공이 승리하고 피스크가 감옥에 간 것 밖에는. 하지만 그 과정에 과장이나 부족함이 없고, 만족스럽고 재밌게 봤다는 기억은 남았다. 그래서 기대감에 얼마 전 2를 달렸고, 디펜더스도 좀 달리다 말았고.. 그러다 이번에 시즌 3를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왕 ㅋ 굿! 요 근래 본 미드 중에 가장 흡인력 있고 재밌었다.

 


(인정한다. 이 평점은 진짜다.)

 

드라마를 보기 전부터 선입견이 좀 있었다. 불스아이를 연기한 배우의 인터뷰였는데, 자신은 이 시리즈의 팬도 아니고 먼저 연기한 배우들을 참고하거나 뭐 만화를 보고 연구하거나 하지도 않았단다. 나는 그 말에 솔직히 걱정이 되기도 하고 기대감이 좀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의 연기를 보니... 우와.... 대단했다. 정말 또라이 싸이코패스를 제대로 연기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스릴이 넘쳤다. 악역이 돋보여서 극이 팽팽해지는 이런 작품은 참 오랜만인 것 같다.

 

물론 그가 전부인 건 아니다. 데어데블에서 또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진짜 빌런, 윌슨 피스크 역시 어마어마하다. 시즌 1에서도 범상치 않았고, 시즌 2에서는 중간에 몇번 나온 것만으로 엄청난 압도감을 보여주었는데, 시즌 3에서는 완전 폭발이다. 대폭발.



 

나는 이 배우가 이 배우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있으면 이렇게 선해보인다.)


단순히 머리를 밀었다고 이런 포스가 나오지는 않는다. 순해 보이는 인상에 이런 악독한 역을 무리없이 소화시키는게 정말 대단하다. 저런 순한 인상으로 아무 거리낌 없이 악독한 범죄를 저지르고 사람을 척척 죽이고... 그런 걸 하나하나 계산해서 실행하는데, 그 실행 역시 우아하다고나 할까. 극 중에서도 예술 애호가로 나오는데, 그의 범죄 역시 마치 예술을 보는 듯 하다.

 

어쨌건 이런 악역들과 어울려서 데어데블은 빛을 발한다. 단순히 주인공이 나 초능력 가진 개 짱 센 사람이.. 이게 아니라, 주인공은 너무나 약해서 엑스트라한테도 꾸역꾸역 얻어터지고, 그러면서도 절망의 나락에서 의지를 관철시키는 뚝심도 멋있다.


한마디로 드라마 구조가 훌륭하고 그 전개도 너무 식상하지 않아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보통 누명을 씌우는 이야기가 나오면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하고, “저런 머저리들”이런 말이 나올 텐데, 데어데블은 그렇게 시청자가 답답해하며 내뱉을 말까지 생각해서 반박을 해 버리니 ‘아, 그렇기도 하겠다’하고 납득하며 계속 볼 수밖에 없게 된다.

 

게다가 액션은 여전하다. 이건 뭐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시즌3의 4화에서 23분부터 33분까지, 무려 10분간에 걸쳐 이어지는, 교도소 내부에서부터 교도소를 탈출할 때까지의 그 길고 긴 장면을 단 한 번의 끊김이나 NG없이 완성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은, 그야말로 경악할 수밖에 없다. 정말로 엑스트라가 실수라도 해서 NG가 났다면 진짜 맞아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롱테이크다. 단순한 롱테이크가 아니라 격렬하게 싸우고 부서지고 우당탕탕 하며 이어지는 롱테이크다. 피나는 것도 진짜 나는 것 같고, 때리는 것도, 맞는 것도 진짜인 것 같아 더 살벌하다. 이런 걸 롱테이크로 찍을 생각을 하다니, 감독이 정말 홱 간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데어데블을 보면서 느낀게 또 뭐냐면, 언론의 힘이다. 이런 히어로물에서 등장하는 언론이란 어떨때는 엑스트라 같고, 아군보단 적군인 것 같고 그렇다. 스파이더맨만 해도 뉴스 편집장이 악역처럼 나오지 않는가. 하지만 영웅과 악당의 사이에는 사법기관만 있는 게 아니다.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권력은 시민들이며, 그 시민들의 힘을 조율하는 게 언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전 대통령들이 감옥에 가 있는 것도 결국 진실을 알린 언론의 힘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발암캐릭터처럼 나오지만 진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카렌 역시 단순한 발암캐릭터가 아닌, 그런 언론의 힘을 보여주는 역할이 아니었나 싶다.


데어데블의 주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거다. 


: 모든 인간은 결국 망가져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 역시 인간이다. 그리고 그렇게 극복한 사람이 바로 영웅이다.


어쨌건 데어데블3는 간만에 나온 마블드라마의 시원한 단비다. 데어데블이 MCU 드라마의 선봉일 수밖에 없다. 이 치밀한 구성, 매력적인 빌런, 시원시원한 액션, 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참으로 웰메이드라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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