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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크랙다운3] 똥국인줄 알았으나 먹고보니 먹을만한 된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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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게임은 별 기대없이 나와서 사람들에게 신세계를 보여준다. 반면 요란한 수레는 결국 나오고 보면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게 없는 경우가 많다.


크랙다운3는 크랙다운2 이후로 무려 9년만에 나온 게임이다. 나오기 전부터 엑박의 구원자라느니, 최첨단의 게임이라느니 말이 많았으나 막상 나온 게임은 너프에 너프를 당하며, 애초에 발표한 게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의 구차한 모양이 되고 말았다.


모든 건물을 때려부수는 클라우드 연산을 통해 신세계를 보여준다더니, 결국 그딴건 없고 그저 그런 샌드박스 때려부수기 게임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결과 이 게임은 평점 4점의 처참한 평가를 받으며 망해버렸다. 어쩌면 엑스박스 게임패스 독점으로 포함된 이유도 팔릴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나오자마자 게임패스 포함된 게임은 포르자 호라이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똥겜이었다.)


어쨌건 나 역시 나오기 전에는 사전 다운로드를 해 놓고 열리는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똥겜이라는 평가가 쏟아져 나오면서 쳐다보기도 싫었었다. 그래서 열린날 조금 해 보니 똥겜 같았다. 그래픽도 무슨 4-5년 전에 나온 것같은 카툰 렌더링처럼 보이고, 게임은 완전 에이전트 오브 메이햄 판박이였다. 가벼운 뿅뿅 타격감, 뭔가 넓어 보이지만 지루하고 단조로운 미션의 연속.. 그런 게임같았다. 그래서 처음에 한 5분정도 하고 한참 쳐박아 놨었다.


이 게임을 다시 잡은건 지우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용량이 많은 게임은 지울 때 지우더라도, 그래도 조금은 해 보자는 마음이 있다. 왜냐면 아무리 똥겜이라도 만든 사람들은 엄청 고생을 했을 테니 그 노고를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결과적으로 방금전에 엔딩을 봤다. 그리고 돌이켜보니 꽤나 재밌게 즐겼다. 그 이유를 적어볼까한다.


나는 샌드박스 게임은 일단 맵을 본다. 게임 자체 컨텐츠보다 그 맵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을지를 생각해보면, 게임 자체가 재미 없어도 일단 맵을 탐색하는 것 만으로도 여행의 기분을 느낀다고나 할까.


SF적인 미래시대의 모습은 에이전트 오브 메이햄하고 비슷하다. 뭔가 횅해 보이면서도 미래틱하긴 하고.... 어쨌건 겉모습은 대단해 보인다.


게임은 단조롭다. 맵 전체에 여러 할게 있지만 대부분 나쁜놈들이 모여 있고, 그 놈들을 모두 죽이면 해금되고, 그런 해금을 여러개 하면 중간보스가 나오고, 중간보스 7명을 잡으면 (총 8명 중) 막보스가 나오는 식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면 게임이 똥겜처럼 보일 것이다. 그냥 보면 똥겜이 맞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단히 캐쥬얼한 재미가 있었다.


이 게임은 엄밀히 말해서 오픈월드 FPS 게임이 아닌, 3D 플랫폼 퍼즐 게임이다.


이 의미를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외국 리뷰어가 이건 고층건물 등반게임이라고 하면서 깠기 때문이다.


게임을 해 보니 그 말이 맞았다. 초반에 둥근 섬 주변을 돌면서 지루해보이는 미션을 수십개 해결하면 중앙의 높은 빌딩을 오른 후에 보스를 잡는게 게임의 전부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나는 대단히 재미있었다. 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뻔한 총쏘기가 이어지지만, 그건 부차적인 재미일 뿐이다.


사실 그것도 재미는 있다. 나는 FPS게임이 피곤함을 느끼는 중이다. 총이라는건 강력한 무기로, 한방만 쏘면 적이 죽어야 되는데 요즘 게임은 총을 맞아도 적이 죽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디비전... 무슨 헤드샷을 수십발 맞아야 죽어...특히 탄알수도 적은데 장전에 한없이 오래 걸려서 장전하다 죽는.. 그런 디비전과는 다르게, 이 게임은 총알숫자 수백발, 장전은 짧게, 총알은 널려 있고.. 그 점이 마음에 든다.


또한 이 게임은 통쾌하다. 에임이 필요 없다. 자동 록온이 된 상태에서 오른쪽 트리거를 누르고 있었면 두두두 쏘고 적은 죽는다. 피통이 몇겹이나 되서 잘 죽지도 않는 다른 FPS에 비하자면 이건 정말 명쾌하다. 보스고 뭐고 총으로 갈기면 금방 죽는다. 그래서 통쾌하다.


하지만 이 게임의 핵심은 위에도 말한 플랫폼에 있다. 2단점프(후에는 3단점프), 공중대쉬(2단대쉬)를 통해서 높은 곳에 오르는 게 이 게임의 메인 컨텐츠다. (플랫폼 게임이란, 발판을 밟으면서 올라가는 게임을 말한다.)


건물을 뛰어 다니면서 시간을 줄이는 레이스도 대단히 도전정신을 불러 일으키는데다, 중후반의 보스를 잡기 위해 건물을 오르는 것은, 파크라이시리즈에서 탑 오르기를 즐긴 사람들이라면 대단히 재밌어할 컨텐츠라고 하고 싶다.


외국 리뷰어는 이 등반을 의미없고 지루하다고 했는데, 나는 대단히 재밌었다. 어떻게 올라가야 할지 주위를 살피면서, 발판을 밟고 한참을 올라갔다가 아차싶어서 그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한숨이 나오지만, 다시 계속 올라가면서 익숙해지고, 결국 정상을 정복하는 쾌감은 꽤나 대단히 즐거운 것었다.


그런 등반 미션은 12개의 스피커 타워와 막판 보스 3명의 초고층빌등 오르기 등 15개 정도다.


그 외에는 잡힌 시민 풀어주기 미션, 5개의 전철역 적들 쓸어버리기, 9개의 적 아지트 쓸어버리기, 3개의 미사일 터렛 기지 쓸어버리기 등, 그냥 쳐들어가서 두두두 쏘는 게 주류다.


맵은 되게 넓어 보이고, 복붙이긴 하지만 미래의 도시를 느끼게 해 주는데 반해, 하다보니 그리 크지는 않다. 클리어에 며칠 걸린 줄 알았는데, 플탐을 보니 9시간 30분이다. 물론 진득하니 모두 즐기면 한 20시간은 나왔겠으나, 어쨌건 그래도 맵에 표시된 미션은 모두 했으니 이렇게나 하고도 9시간 30분 밖에 안 걸린걸 보면 평점 4점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다른 샌드박스가, 아무리 짧아도 20시간은 되는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게임은 샌드박스 FPS라고 해서는 안 된다. 게임의 구성은 정말로 딱 2D플랫포며 슈팅 등반 게임이다. 이를테면, 슈퍼마리오가 총을 쏘며 건물을 올라가는 2D게임을 3D로 치장하면 이렇게 된다고나 할까.


다른 어마어마한 샌드박스 게임들에 비하면 이 게임은 똥겜 소리를 들을만 하다. 혹자가 보자면 마치 90년대 오락실의 총쏘는 게임처럼 느껴질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처럼 캐쥬얼한 것을 좋아하고, 특히 플랫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의외의 재미를 준다. 한마디로 애초에 아무 기대하지 않고 했다면 나처럼 재밌게 즐겼을텐데, 이걸 마치 엑스박스의 구원자처럼 광고를 해 댔으니 똥겜 소리를 듣는 것이다.


게임 자체는 재밌다. 다른 게임과 비교하지 않고 게임의 순수한 재미를 따지면 충분히 할만하다. 하지만 이걸 차세대 고급 샌드박스 SF FPS로 보자면 똥겜이 된다. 그러니 나처럼 캐쥬얼한 플랫폼 게임을 원하는 사람은 재밌게 즐길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똥겜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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