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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왜 몰락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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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강팀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뛰어난 선수? 날카로운 전략? 선수영입을 위한 자금? 팬들의 헌신? 운?

 

사실 모든게 중요하다. 하나라도 없다면 위대한 클럽이 될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요소를 하나로 묶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기강'이다.

 

기강은 팀의 뼈대 같은 거다. 기강이 바로 선 팀은 비록 다른게 부족해도 무너지지 않는다. 마치 영입이 0인 토트넘이 다음 시즌 챔스에 진출할 수 있는 4위 안에 든 것은 물론이거니와, 팀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것처럼 말이다.

 

리버풀도 비슷하다. 물론 리버풀은 운을 제외한 모든 것을 갖추긴 했으나, 어쨌건 그렇게 팀을 강하게 만든 것은 기강이다. 리버풀 선수들보다 더 값비싼 선수들을 데리고도 막판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며 추락한 맨유와 비교하자면 너무나 명확하다.

 

맨유의 기강은 불협화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구단을 움직이는 가장 큰 두 축은 구단과 감독이다. 영화로 따지면 제작자와 감독이랄까. 제작자는 감독을 믿어주고 감독은 선수를 통제한다. 이게 기본이고 이게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맨유는 퍼거슨 이후 줄곧 그 기강이 무너져왔다. 퍼거슨은 구단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고 퍼거슨을 정점으로 구단 선수 까지 질서가 잡혀 있었다.

 

하지만 퍼거슨이 나간 이후 모든 것이 틀어졌다. 눈높이를 퍼거슨에 맞춘 구단은 퍼거슨과 비교해서 조금만 모자라면 감독을 내쳤다. 그리고 퍼거슨을 능가하는 감독을 찾기보다는 값비싼 선수 수집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마치 바르샤가 메시 혼자서 만들어진 것과 같다고 판단을 했던 것이다.

 

그건 큰 착각이다. 바르샤조차 메시 혼자서는 성립될 수 없다. 바르샤가 가장 위대하던 시절에는 위대한 감독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바르샤는 아무리 메시가 있어도 당시의 바르샤만큼은 되지 못한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에 패해 탈락할 때에는 명백히 감독의 기량차이가 있었다. 

 

영화에서 제작자와 감독이 불화가 생기면 그 영화는 망한다. (엄복동을 보라!) 제작자는 감독을 심사숙고해서 고르고, 이후에는 망하더라도 끝까지 감독을 믿어줘야 한다. 그게 신뢰다. 

 

하지만 맨유는 너무 성급했다. 2위라는 성적은 결코 낮지 않은 성적이지만 우승밖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2위도 성에 차지 않은 끝에 감독을 경질시켜버린다. 그런 짓을 계속 해 왔다.

 

결국 감독의 권위는 떨어졌다. 비싼 선수는 감독을 무시했다. 구단은 감독이 아닌 선수의 편을 들었다. 결국 팀은 모래가 되었다.

 

가장 값비싼 선수라고 해서 팀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강이다. 기강이 잡힌 후에야 나머지가 제대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기강의 중심은 질서이고 그 질서의 근본은 감독이다.

 

감독의 말을 듣지 않는 선수가 존재하면 그 팀은 망한다. 퍼거슨은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기강을 해치는 선수는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내쳤다. 실력이 뛰어나도 기강을 망치는 선수보다는 실력은 부족해도 기강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훨씬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퍼거슨 시절의 선수들은 세계 최상의 선수는 아니었으나 맨유라는 팀은 세계 최상의 팀이었고 그걸 만들어준 것은 바로 퍼거슨이 세운 기강이었다.

 

무리뉴는 기강을 세우려 했다. 그는 그 기강을 통해 큰 성과들을 만들어왔었다. 하지만 구단이 방해를 했다. 기강을 해치는 악질적인 양아치인 포그바를 배제한 것에 불만을 표했다. 큰 돈을 들여 데려왔는데 쓰지 않으니 결국 무리뉴를 내치고 말았다. 그 결과 맨유는 6위로 마감했다. 마지막에는 강등이 확정된 팀에 2-0의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그제야 사람들은 무리뉴가 다시보니 선녀였다는 말을 하고 있다.

 

맨유라는 구단이 가지는 위치, 벌어들이는 돈, 위상이 있으니 구단은 감독을 절대적으로 따르지는 못할 것이다. 수천억을 들여 데려온 선수를 배제하자니 돈벌이가 안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국 그런 판단은 근시안적 판단이 되고 말 것이다. 기강이 바로서지 않아 미래가 보이지 않는 한심한 팀을 계속 응원할 팬은 없다. 나중에는 비싼 선수는 고사하고 비싼 감독도 데려올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구단이 나서서 감독이 세우려는 기강을 방해하는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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