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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먹을 거

소고기 미역국 라면, 잔머리는 굴렸으나 곧 사라질 것 같은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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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장동건도 라면 광고에 나온다. (생각해보니 전에 신라면 블랙에도 나온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라면을 많이 먹고, 그래서 라면 광고에서도 중상급 모델들이 나오는 것 같다.


소고기 미역국 라면은 친근하고 재치있는 해설과 방송으로 인기있는 안정환이 요즘 광고하는 라면이다. "오늘이 누구 생일이지?"하면서 시작하는 광고는, 결국 이건 라면보다는 미역국에 초점을 맞췄음을 보여준다. 후레이크를 봐도 소고기는 눈꼽만큼이고 미역은 꽤 되는데 왜 소고기가 맨 앞에 오는지 모르겠다. 미역국에 아무리 소고기를 넣었다고 해도 미역국의 주인은 미역이다.


그래서인지 이거 역시 먹으면서도 라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정확히는 '미역국에 면을 넣으면 어떤 맛이 날까?' 하는 걸 현실에 옮긴 느낌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건 라면이라고 하기가 어려운 제품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라면에 기대하는 맛은 어떤것일까. 보통 시원하고 얼큰하고 매운... 그게 우리가 라면에 바라는 맛이다. 구체적으로는 MSG의 맛을 바라고 있다. 매운거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최소한 짜기라도 해야 된다는 뜻이다. 보통 그 MSG라는 맛을 식당에서 맛보려면 6,000원 이상을 줘야 한다. 하지만 그럴 돈이 없거나 시간이 없을 때 간편하게 그 MSG의 맛을 전달해주는 게 라면이다. 때문에 라면은 그 짠 맛을 반드시 보증해줘야만 한다. 그래야 비로소 라면이라 불릴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 라면은 그 맛에서 거리가 꽤 멀다. 이건 '미역국'에 가깝다. 그래서 이름에서 라면도 맨 뒤에 대충 붙은 느낌이다. 말 그대로 미역국에 면을 섞은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미역국이 맛있냐고 한다면, 그것도 좀 아니다. 미역국을 끓이는 사람의 취향은 크게 둘로 나뉜다. 마늘을 넣는 사람과 안 넣는 사람. 보통 미역국에는 파를 넣지 않는다. 파가 미역의 영양소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다시피 우리가 익히 아는 라면의 맛은 파와는 뗄레야 뗄 수가 없다. 무파마 라면도 있듯이, 라면에는 큼지막한 파가 들어가야 얼큰한 맛이 산다. 그런데 미역국에는 태생적으로 파를 넣을 수가 없다. 파대신 미역이 듬뿍 들어가서 건더기가 많이 들어간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파는 단가가 싸고 물에 확 불어나는 특징이 있다. 한마디로 재료값이 정말 덜 들어가는 라면이다.


어쨌건 파를 넣지 않았다면 마늘이라도 넣었어야 한다. 그래야 짜고 매운 맛이 날 수 있다. 하지만 이 미역국에는 마늘이 없다. MSG맛도 덜하다. 무슨 매력으로 먹어야 될지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사골국물을 진하게 우려 냈다고 한다. 사골국물이라면 사리곰탕이 유명할 것이다. 거기에는 MSG가 듬뿍 들었다. 마늘향도 나고. 그래서 그건 맛있다.


이건 그렇지 못하다. 맛서인님의 말을 빌리자면 슴슴한 맛이다. 밋밋하고 싱겁다. 기대하던 라면의 맛이 아니다. 면발은 스낵면처럼 얇은데, 그렇게 면이 얇을 때는 맛이 스며들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 싱겁다보니 스며들 맛도 없다. 면도 슴슴하기 그지 없다.


그나마 국물은 먹을만 한데, 살짝이라도 그 짠맛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건강하다는 생각은 든다. 미역국을 끓여먹기 번거로운 사람에게는 손쉬운 미역국 한 그릇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면을 다 먹고 밥을 말면 말그대로 미역국에 밥 말은 것과 똑같다.


하지만 이건 내가 기대하던 라면의 맛이 아니다. 라면을 먹을 때 기대하는 맛은 익히 잘 하는 그 맛, 짜고 매운 맛,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중독적으로 국물까지 후루룩 들이키게 되는 맛. 바로 그 MSG의 맛이 뭉텅이로 빠져 있다. 


그렇다고 마늘이 듬뿍 들어간 미역국의 맛도 아니다. 그냥 맹물에 미역을 풀고 끓인.. 정말 슴슴하기 그지 없는 미역국이다. 


다시 사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같이 사온 스낵면이나 끓여먹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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