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턴트 이어 제로 : 로드 투 에덴 (Mutant Year Zero: Road to Eden) 소감
스팀에서는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고, 오픈 크리틱에서는 76점을 받고 있다. 한글도 지원한다.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포함되어 있어서 받아서 하고 있는 중인데,
솔직히 개짜증난다. 난이도가 장난 아니다. 대부분의 게임 난이도가 쉬움 보통 어려움인데 이건 보통 어려움 초어려움으로 되어 있다. 이런 난이도가 채택된 게임들은 '어려운 난이도'를 코어로 내세우는 모양이다.
게임의 진행은, 자유롭게 이동하다 전투가 시작되면 턴제로 돌입하는데, 그냥 스테이지 하나에 몇가지 전투가 이어지는 식이다. 전투는 XCOM하고 완전 판박인데, XCOM류 전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짜증나는건, 파밍이 불가능하다는 거다. 자원과 전투가 딱 한정되어 있고, 그걸로 최대로 레벨을 올려도 매판 어렵다. 캐릭터와 무기가 충분한데도 딱 3명만 골라서 싸울 수 있다. 반면 적은 기본 5-6명, 심하면 소환을 하거나 주인공 일행을 매즈시켜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만드는 적들도 많다. 심지어 적은 날아다니기도 하고 실드도 많고 체력도 주인공보다 두세배는 많고 심지어 피회복까지 한다. 그런 적을 딱 3명으로 모두 이기라니, 그야말로 매 전투 하나하나가 초극한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나는 몇번이고 때려치울 뻔 했으나, 세이브 로드 신공으로 수십번씩 해 가면서 현재 레빌 30까지 올린 참이다. 그런데 여기서 막혔다. 적 로봇을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멀리서 한놈 풀링해서 잡는 것도 불가능하다. 원 안에 들어가면 무조건 적 수십놈이 달려든다. 피통이 30인데, 한방에 치타 터져야 겨우 5-6 터지는 암살무기로 세명이 한방에 처치할 수도 없고, 무조건 애드가 나는데 날고 매즈걸고 하는 적 6명을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다.
아이템이 싼 것도 아니다. 죽어라 맵 돌아서 고철 모아봐야 한번에 4-8개, 맵 한개에 5-6개 정도 나오는데, 피통을 겨우 4칸 회복시켜주는 약 하나가 44원이다. 수류탄이나 기타 장비들도 매우 한정적이다. 한마디로 보통 난이도인데도 엑스컴으로 따지면 초인난이도에 필적할 정도다.
가벼운 마음에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겉 보기에는 그래픽도 좋아보이고 동물농장같이 쉬워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진짜 악랄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이걸 사람이 하라고 만든건가 싶기도 하다. 파밍이 안되니 성장해서 넘긴다는 개념도 없다. 자원이 낭비되면 그걸로 게임이 오버다. 자원이나 장비가 리스폰 되는것도 아니다 보니 고철로 소모성 아이템을 사서 시도했는데 죽으면 그걸로 끝이다.
버그나 불편한점도 많다.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도망이라는 개념이 없다. 누구 하나 죽고 회복약도 없으면 로드만이 답이다. 전투 중에 아이템을 바꾸는 것도 안 된다.
한마디로 가벼운 마음에 즐길 게임이 아니다. 진짜 최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이런거 좋아하는 사람은 진득하게 매달릴 지 모르지만, 절대 가볍게 할 게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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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을 보고 추가한다. 위에는 악평을 썼지만, 그만해야지 하면 자꾸 생각이 나서 켜고 또 하게 되었다. 사실 난이도 어려움 이상으로는 절대 못 깰거 같다. 그냥 노멀로 하면 꽤 재밌다.
알고보니 적들을 풀링해서 잡으면 애드가 나지 않는다. 그러면 3-4개 규모로 계속 싸울 수 있는데, 그렇게 하나하나 깨 가면 된다. 유적은 솔직히 공략 안 보면 어렵다. 유적 나온 사이트를 링크해 본다. 12개 모으면 게임이 좀 더 편해진다.
prodigygamers.com/2018/12/04/mutant-year-zero-road-to-eden-location-of-all-artifacts
평가는 좋지 않을 것 같다. 엔딩이 애매하다. 진지 빨면서 무거운 분위기인데, 애초에 돼지에 오리라니... 조금 어색한 코미디 같달까. X-COM 폰게임판이라는 평들이 있다. 나 역시 동감한다. 너무 가볍지만, 오히려 그 가벼움 때문에 손이 가기도 한다.
플탐은 10-15시간 내외이고, 버그에 튕김도 엄청나다. 절대 좋은 소리 못 들을만하지만, 엑스컴식 전투를 좋아한다면 그래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어려움과 가벼움의 조합이랄까. 어쨌건 나도 엔딩을 봤으니 일단 재미는 있는 게임이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