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아크를 직접 해 봤더니 꽤 재미 있는 수작이다
디아블로가 나왔던 2012년을 기억한다. 서버 접속도 잘 안 되고, 경매장으로 돈독 올랐다는 욕을 먹었으나 어쨌건 디아블로3는 엄청나게 재미있었고, 내 인생에서 롤을 제외하자면 유일하게 1,000시간을 넘게 한 게임으로 아직도 남아 있다.
디아블로라는 이름은 핵앤슬래시에서 거의 대명사처럼 쓰인다. 수 많은 게임이 디아블로를 따라서 만들어졌다. 리니지도 예외가 아니고, 이후에 나온 수 많은 한국산이라 불리는 RPG와, 심지어 휴대폰용 게임까지 그 원형은 디아블로라 할 수 있다.
그런 디아블로는 3이후 소식이 끊겼고, 며칠 전 블리즈컨에서 발표된 디아블로 임모탈, 일명 디아블로M으로 실망을 한 사람들에게 LOST ARK는 LAST ARK 라 불리며 마지막 희망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로스트 아크가 출시되자 초기에는 안 좋은 평가가 있었다. 서버가 터져나가서 접속조차 잘 안 됐고(사실 이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초기에 우르르 몰렸다 빠지는건 당연한 건데, 그 몰리는 사람들 때문에 서버를 무작정 늘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금 캐시템으로 인해 욕도 좀 먹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며칠전에 로스트 아크에 대해 위대한 과금의 시작이라면서 좀 까는 글을 올렸는데, 그 때는 그냥 주워들은 말들로 포스팅이나 해 보자고 올린 글이었다. 그리고 오늘 직접 게임을 해 보고는, 내가 성급했다고 인정해야만 하겠다.
결론적으로 로스트 아크는 대단히 잘 만든 수작이다.
몇몇 사람들은 디아블로 짝퉁이라고, 그리고 이것 저것 다 따라했다면서 까내리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어차피 모든 게임은 서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언챠티드가 툼레이더를 따라하고, 툼레이더가 다시 언챠티드를 따라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갓쳐라 불리는 위처3 역시 어세신크리드나 기타 다른 게임들을 따라하지 않았던가. 어세신 크리드는 다시 위처3의 요소를 따라하고.. 그렇게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하는 것이다.
이 게임은 수 많은 디아블로 아류작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저 왕좌의 구도는 완전 디ㅇ.... 첫번째 보스판을 보는 듯한 구도....)
(그래픽도 최신겜 답게 ㅎㄷㄷ 하다)
(이거 완전 디ㅇㅂㄹ....;;;;)
하지만 단순히 따라한 것만은 아니다. 디아블로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던 재미를 확실히 가져왔다. 핵앤슬래시, 즉 몰려드는 적들을 화끈하게 쓸어버리는 손맛을 제대로 구현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게임은 절반 쯤 제대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이 게임은 이것저것 여러가지 요소들을 잘 버무렸다. 하다보면 '어 이건 그 XX게임에서 보던건데'하던것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그거야 뭐.. 재밌으니까 가져온게 아닌가. 따라해도 제대로 따라하면 괜찮다. 그게 바로 게임의 발전이다.
채팅창에는 개발비 1,000 억 어디썼냐는 듯한 조롱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조차 꽤나 재밌게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해외 반응을 보면 더 명확해진다.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조차 VPN으로 접속해서 게임을 하면서 갓겜이라고, 이거야말로 디아블로4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내가 딱 보니 견적이 나온다. 이 게임은 초초초대박까지는 힘들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1,000억 들인 개발비 회수는 가능할 거다. 아니, 외국에까지 발매하면 내 생각에는 매출 1조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픽도 좋고 재미도 있고, 과금으로 까긴 했지만 무과금으로도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지금 베타라고 하는데, 여기서 사람들 모으고 컨텐츠 더 개발하고 과금요소만 무난하게 한다면 큰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간만에 한국에서 대박작 하나 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