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아웃76은 그래도 재밌겠지만 망했으면 좋겠다. 망해야 한다...
폴아웃이 따봉으로 돌아온다. 디아블로마저 휴대폰으로 나오는 마당에 폴아웃이라고 싱글을 고집하라는 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아웃 차기작이 싱글 없는 온라인 멀티 게임이라고 처음 밝혀졌을때 골수 팬들은 많은 배신감을 느꼈다.
사실 이런 세태에 대해서 욕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들의 사정도 이해할만하다고는 생각한다. 죽어라 몇년간 개발한 게임이 수백만장 팔려서 얻는 이익과, 휴대폰으로 대충 하청줘서 만들고 랜덤박스 팔아서 몇달만에 얻는 이득이 비슷하다면,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희생을 하며 손해를 보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니 콜오브듀티도 멀티 전용으로 나오는 마당에 폴아웃이 싱글 없이 온라인으로 나온다고 해서 너무 욕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욕을 먹은 것은 단순히 온라인전용이라서가 아니다. 그들은 발매전부터 대놓고 '이 게임은 버그가 많으니 유저들이 알아서 고쳐주세요 ㅗㅗㅗ' 라는 식의 말을 했기 때문이다. 무려 '공식적으로' 말이다.
이건 상식과 기본의 문제다. 대체 어느 개발사가 버그를 당당해하며 유저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떠넘긴단 말인가. 이건 기본의 문제다. 이런 기본도 안 된 회사는 망해야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할 것 같지는 않다. 디아블로가 휴대폰게임으로 나온다고 할 때 모두가 욕을 했지만 망할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 아니, 오히려 기존의 발매한 그 어떤 것보다 큰 수익을 올릴것이라 모두 예상하고 있다. GTA시리즈 싱글이 번 그 모든 이득보다 GTA5 온라인이 번 수익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뇌피셜...) 디아블로 역시 히트친 작품이지만 PC와 콘솔로만 나왔다. 휴대폰과는 보급율이 다르다. 휴대폰게임이 대박치면 간단한 퍼즐게임도 수조원대 수익을 올린다. 몇년간 수백명이 매달려 개발한 싱글 게임이 수백만장 팔려봐야 휴대폰 퍼즐 게임의 한분기 매출도 안 나오는게 현실이다. 그러니 디아블로 게임이 휴대폰으로 나오면 대박을 칠 거다.
마찬가지로 온라인은 싱글보다 수익이 좋다. 싱글게임은 플레이타임 50시간 정도만 하면 끝이다. 몇년간 개발한 게임이 그 짧은 체험으로 마무리가 된다. 수익은 처음에 팔아먹은 그게 끝이다.
하지만 온라인이 되면 수백, 수천시간, 몇 년간 플레이를 하게 된다. 돈이 계속 들어온다. PC방에서 받는 라이센스 금액은 꾸준한 돈벌이가 된다. 싱글게임이 갈 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그래서 안타깝다.
폴아웃 76 역시 망하지는 않는다. 지금 리뷰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간혹 까는 사람이 있지만 모두 호평 일색이다. 첫인상은 나빴지만, 해보니까 재밌더라는 것이다.
http://bbs.ruliweb.com/news/board/1003/read/2169465
그럴 수 밖에 없다. 베데스다 이 놈들.... 버그 천지이지만 게임은 재밌다. 나는 모로윈드부터 이들 게임을 해 온 사람이다. 버그는 많고 회사 태도는 엉망이지만, 게임은 정말 재밌게 잘 만든다. 폴아웃4 역시 온갖 버그와, 기존의 시리즈를 벗어난 새로움에 욕을 먹었지만, 그래도 엔딩까지 미친듯 달린 게임이다. 이들은 게임을 재밌게 만든다.
나는 기본적으로 총 쏘는 게임을 좋아한다. 게다가 베데스다 스타일도 좋아한다. 이게 온라인이 된다고 해서 게임이 재미 없어질 리 없다. 오히려 기존의 스카이림 온라인 같은 걸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더 재밋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위의 이유들로 이 게임이 망햇으면 좋겠다. 누구든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나태해지고 거만해진다. EA가 할인 정책을 비웃다 지금은 똥꼬쇼의 황제가 되었듯, 베데스다 역시 그렇게 망해야 한다. 그래야 버그를 유저에게 전가하고 큰소리 치는 뻔뻔함이 응징당할 수 있다.
그래서 서글프다. 이 게임은 성공할 거다. 지금까지의 그 어떤 시리즈보다 큰 돈을 벌 것이다. 그리고 그 성공은 이들로 하여금 더욱더 거만해지게 만들고 엘더스크롤 차기작을 더욱 늦게 나오게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차기작의 버그 역시 덤이될 것이다.
서글프지만.. 그래도 게임은 즐겨주자. 머리는 반 베데스다지만, 손꾸락은 결국 친 베데스다가 될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