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LLY 4 브이 랠리 4
모든 레이싱게임은 포르자 호라이즌에 비교된다. 그리고 그 어떤 레이싱 게임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가 없다. 프로자 호라이즌과 비교하는 것은 그래서 불공정하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포르자호라이즌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기준으로 보자면 레이싱 게임은 포르자호라이즌을 제외하면 다 망해야 한다. 그건 너무 가혹하다. 아무리 포호가 잘 만들었다고 해도 다른 게임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그나마 포호에는 본격적인 랠리가 없달까. 그래서인지 포호 이후의 레이싱 게임은 랠리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나마 틈새시장을 찾았다고나 할까.
하지만 랠리 게임도 나름 역사들이 다 깊다. WRC만해도 벌써 8탄까지 나오지 않았던가. 같은 제작사에서 만든 이 V랠리 역시 4탄까지 나온만큼 나름 역사는 있다고 할 수 있다.
평가는 별로 좋지 않다. 이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최적화와 미묘한 조작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조작감을 좋아한다. WRC도 매우 재밌었는데, 이것도 첫 인상은 한숨이 푹 나오는데, 꾹 참고 몇판 했더니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레이싱게임이란 결국 벡터에 관한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속도와, 방향을 틀어야 할 때 발생하는 마찰에 의한 저항(혹은 저항에 의한 마찰)사이에서 최적의 속도를 구해야만 방향을 바꾸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을 수 있다. 이 때 느껴지는 저항감이야 말로 레이싱게임의 본질이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힘을 방해하는 저항 사이에서 낑낑대며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 맛, 그 손맛, 그것이 바로 레이싱의 본질이다.
그런점에서 볼 때 이 게임도 그런 재미는 충실하다. 매끄런 도로에서 아무 저항없이 빠르게 달리는 것은 순간의 몇초간의 쾌감만 줄 뿐이다. 진짜 재미란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쉴 새 없이 방향을 바꾸며 엑셀과 브레이크를 밟는 복잡함이다. 그게 랠리의 참맛이다.
비록 큰 돈 주고 정가로 사이게는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할인으로 싸게 구입하면 심심할 때마다 달리는 재미는 충분히 줄 듯 싶다. 물론 나는 게임패스로 즐기고 있다. 그래서 이런 후한 평가를 주는지도 모르겠다. 정가 주고 산 사람들은 대부분 돈 아깝다는 평이 많다. 게임패스는 그런 의미에서 후한 사람이 되게 만들어준다.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