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드 데드 리뎀션 2, 중반 소감 개졸잼 ㅋㅋㅋ
초기 리뷰에서 좀 지루하다는 평을 했는데, 현재 30시간 스토리 25% 정도 진행한 시점에서의 감상은 '개졸잼'이다.
초반에 지루할 때는 솔직히 여기서 떨어져나갈 사람이 꽤 될거라 생각했다. 게임 내내 느릿느릿하고 답답한 조작감 때문에 성질 급한 사람들은 못해먹을 거라는 판단은 여전하다. 다른 리뷰를 봐도 게임하다 졸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 두어시간 정도 밖에 여유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마 오래 못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지루함의 적응이 이루어지기만 하면 정말 꿀잼이다. 이 게임은 락이나 팝보다는 진득한 클래식의 느낌이다. 정말 사소한 것 하나까지 느릿느릿하지만, 그 느릿함에 적응하면 굉장한 리얼리티로 다가온다고나 할까.
한마디로 이 게임을 정의하자면 '서부생활 시뮬레이션'이다. 그야말로 서부에서 캠핑하고 사냥하며 돌아다니는게 게임 플레이의 80%다. 주인공은 말이 없으면 무기를 마음대로 꺼내지도 못하며, 그 말에도 한정된 아이템만 싣고 다닐 수 있다.
빠른 이동이 있으나, 캠프에서 먼 곳으로 가는건 되도, 먼곳에서 캠프로 돌아가는 빠른 이동은 없다. 때문에 온전히 말을 타고 그 긴 거리를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데, 이게 지루한 사람은 욕을 할 것이지만 적응하게 되면 그 여행을 즐기게 된다. 말을 타고 달리며 아름다운 자연을 구경하는 것은 꽤나 힐링이 된다. 다만 시간 없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이 될 여지가 높다.
이 게임은 즐길게 별로 없어 보이면서도 즐길게 굉장히 많다. 좀 모순되는 말처럼 들릴텐데, 완다와 거상, 혹은 몬헌 월드를 생각하면 된다. 이 게임에는 전설의 동물과 전설의 물고기라는 게 나온다. 각기 13개의 동물, 13개의 전설의 물고기가 나온다.
(첫 짤이 바로 전설의 물고기 중의 하나.)
이 동물들을 사냥하는 것만을 뚝 떼어내서 '헌팅 게임'으로 해도 충분하다고나 할까. 광활한 맵을 말을 타고 달리고 미끼를 놓고, 낚시를 하고, 총을 쏘면서 사냥을 하는 재미는 다른 독립된 사냥 게임보다 더 큰 재미를 선사한다. (저 거대한 물고기를 보라! 손맛 끝내준다.)
게다가 게임 내내 돌발적인 상황적이 계속 일어나고, 그런 상황에 대한 주인공의 행동이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정말 즐길꺼리가 끊임이 없다고 느껴진다.
명작에서 항상 느끼는, 너무 재밌어서 겨우 초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상태가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동물 178마리 중에서 겨우 32마리, 72개의 장비중에서 겨우 13가지, 그리고 30마리의 물고기 중에서 9마리, 6개의 갱단중에서 4개의 갱단만 발견한 지금부터 벌써 이 게임이 끝나기를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
매거진의 리뷰 점수가 이해가 된다. 이 게임은 단순히 맛만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뜨뜻미지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특히 진득하게 게임을 붙잡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 진수를 느끼지도 못하고 지루하다며 잠만 자다 끝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발을 푹 담그면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그야말로 끝없는 재미로 펼쳐진 오픈월드 세상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조작감이나 여러가지 편의성에서 여전히 아쉬운 감은 있으나, 적응 후에 느낄 수 있는 순수한 재미로만 따지면 GTA5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말을 타며 사냥하는 체험은 그야말로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