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게임] 레고시티 언더커버, 재...재밌어!!!!!
내가 처음 해 본 레고게임은 XBOX360의 인디아나 존스였다. 조그만 장난감 인형이 채찍을 휘두르며 뛰어 다니는 건 굉장히 유치해서 아이들이나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뛰고 때리고 부수고 하는게 너무 저차원적이라고 여겼었다.
이후 다시 한 레고 게임은 마블 어벤져스였다. 그 사이에 여러 레고게임들이 나오긴 했겠지만, 모두 할 수는 없었다. 어쨌건 게임은 좀 달라져 있었다. 물론 뛰고 때리고 부수는건 마찬가지였지만, 어마어마한 물량의 캐릭터가 나와서 각각의 상황마다 캐릭터를 바꿔가며 상황을 풀어가는 건 액션이라기 보다는 퍼즐게임에 가까웠다.
퍼즐이라는게 상당히 흥미롭고 여전히 때리고 부수는 재미는 있었지만, 한계점이 분명했다. 퍼즐이라서 그런지, 너무 어려웠던 것이다! 게임이 시원시원하고 재밌다기보다는 짜증나고 답답했다. 게임은 대단히 넓은 레고세상이 오픈월드로 펼쳐져 있는데, 거기서 모으고 해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캐릭터도 다 모아야 하고 퍼즐도 다 풀어야 하고.. 그걸 100% 달성하려면 1000시간도 모자라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어쨌건 그 이후로도 레고게임은 엄청 많이 나왔다. 하지만 본질은 다 비슷비슷했다. 배트맨,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해리포터 등등 영화를 게임화시킨 것들은 그냥 단순히 장난감인형이 움직이는 재미 정도만 제공하는 것 같았다.
물론 창의력은 대단했다. 레고 퍼즐이 조립되는 걸 게임에서 보는건 우와 소리 나올정도로 독창적이었지만, 그게 전부랄까 식상하달까 그랬다.
그런데 레고 시티 언더월드는, 정말 많이 발전한 느낌이다.
사실 별 기대는 안했었다. 그냥 전의 게임들과 같을거라 생각했다. 혹자는 레고 gta라고 하던데, 아무리 그래도 이게 GTA같은 재미가 나지 않을 건 명확했다.
하지만 레고는 레고만의 재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퀘스트 네비게이터가 생긴 것만으로 게임이 어마어마하게 재밌어졌다!
전의 레고들은 퍼즐이 안 풀리면 막히고, 공략을 보고, 계속 답답하고 그랬다. 그런데, 이건 그럴 일이 없다. 지시를 내려주니까. 화살표만 따라가면 된다. 그러면서 퍼즐이 풀릴 때의 레고가 조립되는 모습은, 정말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했다. 창의적이다. 퍼즐이 지겹지 않고 이제는 즐기면서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이다.
플랫포머로서의 재미도 살아났다. 애초에 이런 게임의 재미는 뛰고 달리는 재미다. 레고는 원래 그런게 있었다. 하지만 이것처럼 퍼즐에 잘 녹아난 게 있나 싶다. 하다보면 레고가 아니라 슈퍼 마리오를 하는 기분이랄까. 맵에 숨겨진 것들이 있고, 때리고 부수면서 퍼즐을 풀어나가면 레고가 조립되면서 세상이 완성되어간다. 정말 재밌다!
그래픽도 일취월장했다. 레고 블럭들이 아닌 자연의 그래픽은 gta의 그래픽과 견줄만 하다. 실사 느낌도 들면서 장난감 세계의 광택도 잘 표현하고 있다.
너무 방대하지 않고, 그렇다고 짧지도 않다. 15챕터로 이루어지는 이야기는 각 챕터마다 퍼즐이 나오는 맵이 나오고 이건 몇번이고 연속 플레이가 가능하다.
경찰인 주인공은 때론 도둑이, 때론 광부가, 그리고 총 8가지의 캐릭터로 변신하며 매번 달라지는 퍼즐을 풀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하나하나 캐릭터가 잠금 해제될 때마다 미완성의 레고 시티는 점점 할 것들이 늘어나며 아름다운 도시로 바뀌어 나가게 된다.
플랫포머로서의 재미도 대단하다. 도시의 여기저기에 뛰고 달리고 매달리는 액션을 하는 곳이 많다. 하나하나가 숨겨진 보물같다. 어세신크리드처럼 벽을 타기도 하고, 마리오처럼 뛰기도 한다. 플랫포머 퍼즐의 재미를 양껏 살렸다.
다음 레고 게임이 나와도 그 레고가 그 레고겠지 했는데, 이걸 하고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다음 레고 게임은 얼마나 더 재밌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 게임 이후 나온 다른 레고 게임들도 해 봐야겠다. 이 정도로 재밌다면 정말 간만에 할 게임들이 엄청 늘어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