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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아수라, 잘못될 일은 잘못된다. (스포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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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이후에 이게 재평가 받는다고 해서 구매해 놓고서는 왠지 땡기지 않아서 묵혀두고 있다가 이번에 보게 되었다. 평점이나 평가를 봐서는 썩 잘만든 영화는 아닌 것 같았는데, 재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가 보고 나니까 딱히 잘 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가 혹평을 받은 이유는 주인공이 죽기 때문이다. 아무리 명작이라도 주인공이 죽으면 평점을 좋게 받을 수 없다. 반대로, 영화가 좀 부족해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2점 정도는 더 받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행복이며, 긍정적인 가치가 남기를 바라기 때문인데, 주인공이 죽어버리니 이 영화는 결론적으로 7점을 넘기 힘든 영화다.


느와르라는 장르적 핑계로 모두 죽이는게 용서될 수는 없다. 이 아수라는 개연성은 그렇다 쳐도 핍진성에서 망해먹었다. 안남이라 불리는, 마치 시장이 국가 권력보다 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룰 수 있는 곳처럼 묘사를 하면서도, 그 정서나 설정등은 한국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현실성을 별로 느낄 수 없다. 안남이 아니라 차라리 신안을 배경으로 했다면 좀 더 공감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의 모두 죽는 장면도 설계가 부족하다. 느와르니까 주인공이나 모두 수도 있다고 보지만, 최소한 그 설계는 탄탄했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이 모두 죽음에 이를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걸 보여 주었어야 한다. 단순히 외국 깡패가 나타나서 총도 필요 없이 다 죽이고 자기들도 죽었다고 하는 것보다는 말이다.


주인공은 선한 인물이다. 비록 법을 어기면서 시장의 하수인 역을 하긴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체념도 있고, 그런 짓을 하면서도 사람을 죽인다는 금기까지는 향하지 않는다. 영화의 중간에 동생이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걸 보면서 나무라는 장면도 그렇다. 주인공은 선과 악의 경계에서 넘어가지 않으려 애를 쓰는 사람이다.


하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사람을 죽이게 되고, 그 순간 그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예약한지도 모른다. 사람을 죽였음에도 그 처벌을 피하기 위해 저지르는 것들은 더 큰 죄악이 되어 돌아온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의 죽음은 안타깝기는 해도 당위성이 부여될 수도 있다. 애초에 살인을 저지르고 그에 대한 처벌을 피한 시점에서 파국은 정해졌다고 볼 수 있다.


관객들이 동감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모두 죽는 결말이다. 정의를 위해 노력하던 여자 수사관도 죽고, 선에서 악으로 갈아타려던 인물도 죽고, 그냥 모두 죽여버리니까 갑자기 이야기가 뭘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선과 악의 구분을 나누려면 삶과 죽음의 기준도 나누어야 한다. 선인이 죽었다던가 악인이 죽었다던가 해야지, 이렇게 모두 죽여버리고 이런 혼란과 혼돈이 본질이다.. 이렇게 하는것은 마치 온갖 재료를 쳐 넣고 만든 요리를 보고 이게 바로 요리의 본질이다.. 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최소한 감독은 누군가는 살렸어야 한다. 최소한 어떤 분별은 만들었어야 한다. 그래야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뜬금없이 모두 죽이는 순간 영화는 싸구려로 전락한다. 느와를 만들겠다며 폭주하다 수습하지 못하고 그대로 끝나 버린다. 인물의 변화도, 악인이나 선인의 당위성도 설득시키지 못한 채 이건 뭐지...? 하는 황당함만 남게 된다. 인물의 비극과 그가 처한 상황이 어떤 질서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순간 개연성은 없어지고 관객은 실망하게 된다. 작가가 만든게 아니라 그냥 막 써내려갔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연기나 각본의 조화도 조금 그렇다. 나쁜놈이니까 욕을 한다는 것과, 욕을 하니까 나쁜놈으로 보이겠지 라는건 차원이 다르다. 이 영화는 '욕을 이렇게 하면 나쁜놈처럼 보이겠지?' 하는 장면이 너무 많이 느껴진다. 쓸데 없이 욕을 한다고나 할까. 다시 생각해보니까 정우성의 욕도 어색하다. 정우성은 그냥 욕도 안하는 신사로 나왔어야 한다. 마지막에 좆이나 뱅뱅....이 대사도 너무 오글거린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배우들이 아까운 영화라 할 수 있다. 각본이 좀 더 치밀했어야 한다. 장례식장이 영화의 결말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 내가 작가였다면 막판의 주인공이 시장을 속이는데 성공해서 시장을 위기로 몰아넣고, 시장은 결국 사회에서 구축되지만 개인적인 복수로 주인공의 아내를 죽게 한 후에 주인공을 위기로 몰고 간 후 인적 드문 곳에서 처절한 둘의 대결을 만들었을 것이다. 뭐.. 나라면 그랬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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