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도 터지고 과금도 터졌다! 위대한 과금의 시작 로스트 아크

 

 

며칠 전 디아블로가 M으로 거하게 욕을 먹자 사람들은 국산 게임이 구세주가 될 것이라 환호했다. 이름 그대로 방주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오픈한 로스트 아크는, 말그대로 이름대로였다. 잃어버린 방주... 그렇다. 이건 방주를 잃어버렸다. 개념도 잃어버렸다. 사람들은 놀라운 과금정책에 기겁하고 있다.

 

로스트 아크는 마치 과금이 별로 없을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겨왔다. 하지만 막상 공개된 내역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직 완성도 되지 않은 게임이 과금을 하는 건 요즘은 흔해졌다고는 하지만 분명 까일 요소다. 심지어 이건 정도가 너무 심하다. NPC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7만원대 아바타가 있어야 하고, 심지어 첫날부터 퀘스트 자동완료권을 팔고 있는데, 이쯤되면 이게 PC게임인지 모바일게임인지 모르겠다. 모바일 게임이야 시간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런 게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PC게임은 진득하게 즐기려는 사람들인데, 대놓고 퀘스트 완료권이라니... 그냥 버튼만 누르면 완료되는 게임의 수준이라면 이걸 굳이 PC로 낼 필요가 있나?

 

화룡정점은 탈것이다. 

무려 19만8천 마일리지, 거의 200만원에 달하는 탈것이다. 헉.... 역대급이다. 100만원 가량하는 템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망한 게임이 있었는데, 이건 더하다. 아무리 개발비가 1,000억이 들어갔다고 해도 그렇지, 정말로 단기간에 호구들 쪽 빨아먹고 끝낼 셈일까?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할 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오랜 기간 개발하고 소통도 많이 했으니 자잘한 버그야 아직도 있지만 재미는 있다고들 한다. 디아블로 계승작들이 다 그렇듯, 시원시원하고 재밌긴 하다. 하지만 과금은 너무했다. 물론 공짜로 즐기자는 건 아니다. 게임사도 땅 파먹는 건 아니니 돈 내고 게임을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정도라는 게 있어야지. 사람들은 Pay to win을 바라지 않는다. 그런 건 삼류 모바일 게임제작사나 하는 거다. 정말 재밌고 가치가 있다면 적절한 과금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작태는 돈에 미친 행태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개발사 입장도 이해는 간다. 엄청난 개발비가 들었으니 그거 빨리 회수하라는 압박이 장난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진짜 잘 만들었다면 소중히 키워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지도 모르는데, 걷기도 전에 달리기를 시키다 망할 지도 모른다.

 

위대한 여정의 시작은 위대한 과금의 시작이라고 조롱받고 있고, 그 여정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어찌되었건 오픈 첫날부터 과금으로 이슈가 되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일단 게임의 완성도로 입소문을 타고 정식 오픈 한 뒤에 적절한 과금책을 내놓았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심지어 접속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데 캐쉬템만 쳐 파는 행위는 수 많은 유저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기본이나 지키면서 템을 팔아야지, 서버비 아까워서 서버도 터지는데 캐쉬템은 쳐 파시겠다?

 

물론 호구가 많은 한국 특성상 성공할 수도 있지만... 너무나 전형적인 상술에 한숨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