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에 빠져있던 나는 이것도 먹방인줄 알았다. 물론 먹방 맞다. 그런데 고독한 미식가와는 다르다. 이노가시라 고로가 남이 만들어준 걸 가게에서 사 먹는다면, 이건 주인공이 직접 농사를 져서 해 먹는 게 주 내용이다.
사실 주인공 이미지가 잘 안 맞는다. 솔직히 예쁘다는 생각은 안 든다 .전형적인 일본 미인상인 모양이다. 그래도 도회지 느낌은 난다. 이야기속 설정도 그렇다. 도시 생활에 지쳐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젊은 여자가 완전 노인급 손맛을 보여준다. 영화니까 그런거지만... 그게 영화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영화 내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이런 감성은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느낌을 준다. 일본의 시골이지만 한국 시골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좀 옛날 느낌은 난다. 요즘 시골은 모두 기계를 쓰니까... 주인공이 막 맨손으로 낫질 하고 벼베고 하는거 보면 좀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도 든다.
그 외에 한적한 시골의 느낌이 훈훈하다. 아이들이 얼마 없는 학교라던가 산골의 이야기 등등... 특히 나는 그 산에서 물고기 잡아서 먹는 게 참 좋았다. 나는 자연인이다 느낌이 나는 장면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각 계절마다 일본 특유의 시골 먹거리가 나온다. 개중에는 정말 한국하고 비슷한 것도 있지만, 한국에서 나지 않는 일본 토속 음식도 많다. 막 시골에서 빵도 구워먹고 별 희한한거 다 해먹는데 그런걸 볼 때마다 무슨 초인물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진짜 시골에서 저렇게 먹지는 않을 거다. 무슨 셰프급으로 해 먹는다.
이게 히트를 치자 한국에서도 한국판 리틀포레스트를 만든다. 그리고 일본 사람은 한국판을, 한국 사람들은 일본판을 찾아보는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한다. 크게 히트치지는 못했지만 재방송 해 줄 때마다 계속 보게 만드는, 일종의 한국 기행 같은 느낌의 일본 시골 기행이랄까. 다만 한국의 프로가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주인공이라면, 젊은 도시 여자가 주인공이라는게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다.